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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2017.01. Jeff Beck 내한공연

2010년, 2014년에 이어 새 앨범 'Loud Hailer'와 함께 다시 찾아온 기타의 전설 제프 벡입니다. 


흔히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와 함께 '3대 기타리스트'라고 불리지만, 뭐 이건 순위 매기고 말만들어내기 좋아하는 일본에서 나온 얘기니 그리 신경쓸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3명 모두 전설로 불릴만한 위대한 기타리스트들이고 밴드 '야즈버드'를 거쳐갔다는 공통점은 있지만요. 


제프 벡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면 '실험정신'일 겁니다. 어느 정도 스타일을 완성한 후 안주하는 여느 아티스트들과 달리, 제프 벡은 상업적인 성공을 걸을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뛰쳐나와 항상 새로운 소리의 길을 찾아왔죠. 블루스/재즈/하드 락/ 심지어 일렉트릭까지 넘나들며 일렉트릭 기타의 새로운 가능성을 사운드를 탐구해온 구도자... 


저는 두 번의 충격을 느낀 뒤 그에게 빠져들었어요. 


첫번째 충격은 물론 그의 대표곡 'Cause We've Ended as Lovers'입니다. 기타소리가 흐느낄 수 있다는 걸 이 때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두번째 충격은 2003년 앨범 'Jeff'에 수록된 'Seasons'를 들었을 때입니다. 1944년생이니 만 나이 60에 발표된 곡이죠. 무려 일렉트릭 사운드와 서정적인 기타 솔로의 조화... 이 곡의 아웃로 솔로는 정말 정신이 멍해질 정도입니다. 


2010년엔 못 갔지만, 2014년과 2017년 두번 전설을 영접할 수 있어 참 다행이었습니다. 이제 각설하고 공연사진... 






2000년대까지도 민소매 셔츠에 꽉 끼는 가죽바지, 부츠까지 락 스타일의 의상을 즐겨입었던 제프 벡인데, 요즘 의상이 많이 심심해지셔서 좀 아쉽습니다...ㅠ_ㅠ 


하지만 실력만큼은 명불허전... 70이 넘은 고령임에도 속주, 특유의 볼륨주법, 잠시긴 하지만 슬라이드 주법까지 선보이시더군요. 정말 압도되었습니다. 


쇼맨십 없으신 건 여전합니다. 멘트냐곤 'Thank you very much' 두번... 그것도 공연 시작 후 한시간 이상 한마디도 없다가 본공연 끝나고 한번, 앵콜 끝나고 한번이었습니다...=_=;; 그리고 가장 반가웠던 멘트 'See You Again' :D


한 곡 끝나고 뭐 쉴틈도 없이 바로 다음곡이 이어져서 100분 공연이었지만 볼륨으로 따지면 어지간한 2시간 공연을 능가했습니다. 






드러머 조나단 조셉. 민소매 티가 땀으로 흠뻑 젖을만큼 열정적인 연주를 들려줬습니다. 





기타를 담당한 보이시한 매력의 카르멘 반덴버그. 25세의 영건입니다. 




베이스를 맡은 론다 스미스. 베이시스트로서의 역량 뿐 아니라 서브 보컬로서의 실력도 출중했어요. 



이번 앨범 'Loud Hailer'의 보컬을 맡은 로지 본즈. 굉장히 그루브한 리듬감과 섹시한 음색이 돋보였습니다. 



걸쭉한 음색의 보컬을 들려준 지미 홀. 의외로 깨끗한 초고음까지 올라가 놀랐습니다. 



2014년의 공연이 재즈/블루스 성향의 조용한 곡들로 채워져있고, 또 모두 연주곡들이라 조용히 감상하는 분위기였던 반면, 이번 공연은 보컬리스트도 2명이나 함께 했고 또 하드락적인 트랙들이 많아 훨씬 화려하고 파워풀했습니다. 솔로 기타리스트로서 뿐 아니라 밴드의 멤버로서의 제프 벡의 역량도 감상할 수 있어 좋았어요. 메인을 보컬에게 양보하고 조용히 반주하다가도, 때론 화려한 속주 솔로로 때론 거친 리프로 때론 서정적인 솔로로 슬며시 치고 들어오는 솜씨... 






































정말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그리워지는 공연이에요. 다시 한번 건강한 모습으로 내한해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원래 '본즈'의 멤버지만 이번 앨범에 참여한 로지 본즈와 카르멘 반덴버그는 락 페스티벌 때 '본즈'로 내한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 &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