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이태원 & 북촌 쪽에 놀러갔다가 가방을 구입했습니다. 원래는 친구 가방 사는 거 윈도우 쇼핑만 하려고 했지만 어느새 제가 가장 먼저 구입...=_=;; 겨울 점퍼도 15만원 넘어가면 비싸다고 안 사던 짠돌이가 28,5000원 짜리 가방이라니...!!-ㅁ-!! 하지만 가끔은 마음에 드는 거 지를 때도 있어야죠...~_~
프라이탁(FREITAG) 메신저 백 M 사이즈인 SURFSIDE 6 모델입니다.
프라이탁은 스위스 브랜드로 재활용을 통해 제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브랜드입니다. 가방의 몸체는 트럭에 씌우는 포장천, 어깨끈은 자동차 시트벨트, 가방 둘레의 고무패킹은 자전거 타이어를 재활용해서 만들죠. 폐차장에서나 볼법한 물건들로 가방을 만들겠다는 발상이 상당히 독특하며,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브랜드로 볼 수 있습니다.
프라이탁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희소성입니다. 프라이탁 가방의 주 재료는 말씀드린대로 트럭의 포장천이며, 같은 트럭에서 나온 것이라도 잘라내는 부위와 방향이 모두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같은 종류의 포장천을 사용했던 두 대의 트럭에서 같은 부위를 잘라냈다 해도, 트럭이 달려왔던 길에 따라 포장천의 오염정도가 상이하므로, 색감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즉 하나의 프라이탁 가방에는 그 포장천을 씌우고 달렸을 트럭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모든 프라이탁 사용자들은 절대 같은 모양과 색깔이 나올 수 없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자신만의 가방을 가지게 됩니다. 이 희소성은 그저 재활용품에 불과한 프라이탁 가방을 매우 유니크한 브랜드로 만들어줍니다.
프라이탁의 이런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저는 일부러 좀 때묻은 녀석으로 골랐습니다. 새로 산 가방이지만 비주얼은 이미 10년 쯤 길바닥에서 굴려먹은 듯한...=_=;;
말씀드린대로 어깨끈은 자동차 시트벨트입니다. 자동차의 길이 조절장치까지 그대로 사용;; 참고로 저 길이조정 장치는 메신저 백에만 있다고 합니다. 메신저 백은 말 그대로 배달부용, 특히 자전거 배달부들을 위해 설계된 가방인데, 자전거에 탔을 때 가방이 늘어져 방해되지 않도록 손쉽게 끈길이를 조절하기 위해 시트벨트식 구조를 채택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끈 길이 조절이 일반적인 버클식에 비해 훨씬 빠릅니다.
가방 모서리에 덧댄 부분은 자전거 타이어 안쪽의 패킹을 벗겨낸 거죠. 그래서 회사명이나 제품명이 찍혀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닫는 것은 찍찍이 방식인데 ㅡ자가 아닌 ㄷ자 모양이라 고정이 꽤 튼튼합니다. 앞쪽에 작은 수납가방 1개, 안쪽에 아주 작은 수납칸 2개(스마트폰 겨우 들어가는 사이즈. 갤노트나 옵뷰처럼 넓은 녀석은 그나마 안 들어갈 듯)가 있습니다. 뚜껑을 열어도 주황색 선이 있군요. 원래 커다란 주황색 원이나 반원의 일부였던 걸 잘라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외부도 그렇지만, 내부는 정말 단순합니다. 북유럽다운 미니멀리즘 디자인이랄까요? 내부 공간은 의외로 넉넉한 편이라(20L) 보호 칸막이 사면 카메라 가방으로 써도 될 듯.
태그입니다. 환불이 안 되는 브랜드이고 태그도 제거하면 교환이 불가능하지만 어차피 그럴 생각 없으니 가방 사자마자 바로 뜯었음;;
모든 프라이탁 제품은 고유의 모양과 색깔을 지녔기 때문에, 같은 제품군이라도 가방 하나하나마다 사진을 따로 찍어서 바코드와 함께 넣어줍니다.
간단한 제품설명서. 제품명/크기/재료/사용방법이 명시되어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제품의 냄새에 대한 경고가 있다는 것. 오랫동안 사용했던 트럭 포장천이 주재료니 가방을 열어보면 냄새가 납니다. 뭐 썩는 악취는 아니고(당연히 재활용 전에 품질테스트 & 세척은 실시) 페인트와 기름냄새...
프라이탁의 재료들이 소개되어있습니다. 자전거의 이너튜브 패킹, 재활용된 자동차 시트벨트, 재활용된 트럭 포장천.
태그를 펼쳐보면 카탈로그가 첨부되어있습니다. 제품 제작과정/제품군 소개/한정판 소개(웃기는게 프라이탁 제품 중 유일하게 같은 디자인을 공유하는, 희소성 떨어지는 게 콜라보 한정판입니다;;)/주요매장 소개 등이 담겨있습니다.
프라이탁 매장도 좀 특이한데, 화려한 디스플레이나 이런 건 거의 없고, 대부분의 제품은 벽면에 있는 거대한 서랍장에 담겨있습니다. 이 서랍도 신발 상자를 재활용한 느낌;; 서랍은 제품군 별로 정렬되어있고, 앞에는 각각의 제품 사진이 붙어있기 때문에 고객이 직접 서랍을 열어 가방을 꺼내본 뒤 사지 않을 거면 다시 접어서 서랍에 넣는 방식.
오랜만에 비싸게 주고 산 가방이니 열심히 메고 다니고 유용하게 써먹어야겠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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