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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2014.04. 예술의 전당 스팀펑크 아트전

27일 있었던 제프 벡 내한공연을 보러 상경한 김에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스팀펑크 아트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최근 전시회 중 가장 제 취향을 직격하는 전시회였고, 머천다이즈 코너에서 이것저것 지를 뻔 한거 참느라 고생;; 결국 예전에 전혀 없던 16만원 짜리 스탠드를 질렀습니다. 


제프 벡 공연은 정말 '우와...'였습니다. 스펙터클한 스케일도, 화려한 조명도, 별다른 멘트도(그럼에도 재킷에 노란 리본 달고 나와 세월호 사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멘트는 넣어주시던) 없는 공연이었지만 그냥 음악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사실 초기 앨범 외엔 잘 듣지 않아 모르는 곡들이 태반이었지만, 그래도 좋더군요. 환갑을 훌쩍 넘긴 연세에도 여전히 현란한 피킹과 더블태핑까지... 야즈버드 시절 곡도 몇 곡만 넣어 보컬이 좀 있었다면 사람들도 함꼐 부르고 좀 더 흥겨웠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연주곡이라 클래식 공연마냥 연주 시작과 끝날 때만 박수와 환호가 나왔던 건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내가 감히 이 전설의 앞에 앉아 그의 연주를 직접 듣고 있다는 것만으로 정말 가슴벅차더군요. 


35mm 단렌즈만 챙겨갔는데 뒷자리라 공연사진은 못 찍었고, 아래부터 전시회 사진. 




플래시만 안 터뜨리면 사진촬영을 허용해줘서 참 좋더군요. 



들어서자마자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스팀펑크 스타일 바이크. 



스팀펑크의 특징인 황동, 가죽, 노출된 기계장치, 촘촘한 징과 리벳, 톱니와 게이지 등이 잘 살아있습니다. 



재규어 헤드가 멋지군요. 



금방이라도 변신할 듯한 포스. 



뒷모습도 한 컷. 



이번엔 스팀펑크 스쿠터입니다. 



배색과 고전적인 디자인 덕분인지, 멋진 건 아까 초퍼 스타일의 바이크가 더 멋졌지만 이 스쿠터가 스팀펑크 느낌은 더 물씬 나는군요. 



한 컷 더. 



또 한 컷 더. 



스팀펑크의 모태는 산업혁명기와 빅토리아 시대죠. 실제 1800년대에 그려진 삽화라고 합니다. 



찍고 나니 초점이 안 맞았군요;;



열기구 홍보 팜플렛. 



증기기관차 모형입니다. 



또다른 증기기관차 모형. 



펜으로 정밀하게 묘사된 증기기관차 삽화. 



기차역 조망도입니다. 



눈이 초롱초롱한 아가씨군요. 공연단원 같은데 제목은 지나쳐서 모르겠네요. 풍성한 골반과 잘록한 허리가 강조된 당시 스타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스팀 펑크'라는 용어가 처음 쓰인 것은 1960년대부터라고 합니다. 1960~70년대 발간된 스팀펑크 소설의 커버입니다. 



커버 또 하나. 아래에 있는 피스톨 디자인이 정석적인 스팀펑크 스타일이죠. 



또 다른 커버. 



역시 이것도 커버. 



스팀펑크 매거진 창간호 사진입니다. 디자인만 봐서는 상당히 오랜 역사를 지닌 잡지인 듯 했지만 실제로는 2000년대 창간된 신생잡지;;



전투 유니콘. '스팀펑크'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저는 '스팀펑크'라면 증기기관, 빅토리안 스타일의 복식과 문화, 미신이나 종교를 배척하고 이성과 과학을 신봉하며 새로운 과학기술은 무한한 가능성을 약속하는 축복이라 생각하는 낙천주의 등의 공통분모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준이 없다면 '스팀펑크'와 레트로 SF를 구분하기가 애매하죠. 이런 면에서 위의 유니콘은 '스팀펑크'보다는 기계와 생물의 융합이란 면에서 '사이버 펑크'에 더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계장치 호랑이. 



작가가 중국인인지 중국 스타일의 작품들. 동양적 분위기를 강조한다는 면에서 얘네도 사이버 펑크에 좀 더 가깝지 않나 싶어요. 



같은 작가의 작품입니다. 



이것도 역시 같은 작가의 작품. 



또 하나 추가. 



성당을 거대한 증기기관차로 표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분위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그림. 



'아무도 나를 이해할 수 없어'.



지브리 스튜디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폐허가 된 라퓨타에 남아 동물들을 돌보던 기계병의 모습이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생각해보니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 중 '천공의 성 라퓨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은 상당히 스팀펑크 느낌이 강한 작품들이었죠. 제목부터 본격 스팀펑크를 표방한 오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스팀 보이'도 상당히 뛰어난 작품이었거요. 아니메 쪽에서도 스팀펑크물이 다시 나와줬으면 해요. 


용량제한 & 시간관계상 오늘은 여기까지 올리고 내일 추가로 올리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