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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니메이션

배트맨 : 이어 원(Batman : Year One) part 2

어제에 이어 올리는 2편입니다.

 

 

버려진 건물 안에 고립되어 탈출하려다 경찰헬기가 일으킨 폭발로 인해 잔해더미에 깔려 위기를 맞은 배트맨...

 

 

천장이 무너지기 전에 간신히 몸을 빼지만 유틸리티 벨트에 불이 붙는 바람에 대부분의 장비가 못쓰게 되어버립니다.

 

 

한편 밖에서는 롭 청장의 명령을 내세운 브랜든이 SWAT 팀을 이끌고 건물로 돌입합니다. 물론 그의 목적은 배트맨의 체포가 아닌 무조건 사살...

 

 

배트맨은 기습을 통해 브랜든의 분대를 가둬버리고 더 다치기 싫으면 조용히 물러나라고 경고하지만 브랜든은 오히려 밖에서 대기하던 모든 병력을 출동시킵니다.

 

 

별다른 장비도 없는 상황에서 중무장한 SWAT 팀을 상대로 궁지에 몰린 배트맨. 이렇게 먼 거리에서도 통할지 의심스럽지만 결국 비상수단으로 신발굽 뒤에 붙은 초음파 장비를 작동시킵니다.

 

 

그리고 다행히 장비는 효과가 있어 배트 케이브의 모든 박쥐떼를 불러모읍니다.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에서도 이 장면은 거의 그대로 오마주되었던 장면이죠. 원작 코믹스에선 비교적 간단히 묘사하고 넘어간 장면인데, 또 애니에서는 영화의 연출을 오마주하여 굉장히 박력있는 장면으로 만들었습니다.

 

 

몸을 숨기고 있던 기둥마저 무너져내리며 완전히 궁지에 몰린 배트맨. 설상가상으로 다리 뿐 아니라 어깨에도 총상을 입게 됩니다.

 

 

하지만 박쥐떼가 일으킨 혼란을 틈타 무사히 도주하는데 성공.

 

 

한편 같이 사는 소녀와 함께 구경나왔던 셀리나는 배트맨의 모습을 보고 뭔가를 느끼게 됩니다.

 

 

돌아가서 포주를 때려눕히고는,

 

 

오늘부터 업종 전환을 선언하는 셀리나.

 

 

드디어 캣우먼의 탄생입니다.

 

 

한편 계속되는 격무로 인해 집에도 잘 들어가지 못하고 또 아내의 임신으로 인해 관계가 좀 소원해진(원작에서든 애니에서든 자세히 밝혀지진 않는데 임신 후 배만 불렀을 뿐 몰라보게 수척해진 아내의 모습을 보면 임신 + 남편의 부재 + 고담시의 환경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든은 파트너 사라 에센 형사와 점점 가까워지고...

 

 

결국 키스까지 하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온 고든은 잠든 아내 곁에서 경찰 생활과 자기 자신에 대한 자괴감에 빠집니다.

 

 

시간이 흘러 플랜스의 비리사실을 증언해줄 마약상을 체포한 고든. 그러나 마약상은 믿는 구석이 있는지 뻐기고 곧장 보석으로 인해 석방되며 고든에게 허탈감만 줍니다.

 

 

그리고 그날밤 조용히 마약상을 방문한 배트맨...

 

 

배트맨에게 혼쭐이 난 마약상은 다음날 고든에게 제발로 찾아와 증언하겠다고 합니다. 고든은 하비 덴트 검사에게 조용히 이 사실을 알리고 롭 청장에겐 보고하지 않습니다.

 

 

뒤늦게 사실을 안 롭 청장은 고든을 불러 왜 보고하지 않았는지를 추궁하고, 아내에게 사라 에센과의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까지 합니다. (스샷을 빼먹었는데 고든과 사라는 이후 다시 한번 만났고, 두 사람 모두 이 관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기에 사라가 전근신청을 하여 고든에게 작별을 고한 상태입니다.)

 

 

한편 얼마 후 바쁘다거나 여행 핑계로 계속 고든의 조사를 거부하던 브루스 웨인은 왠일로 시간이 비어있다며 만나자고 하고,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던 고든은 함께 병원을 들렀다 온 아내를 집에 데려다주지도 못한 채 함께 웨인가문의 저택으로 향합니다. 벌써 점심무렵인데도 잠옷바람에 벌써 술에 취했고, 옆에는 여자까지 낀 채 무성의한 태도로 조사에 응하는 브루스 웨인. 고든은 별 소득 없이 물러납니다. 브루스 웨인의 능청스러운 한량 연기와 섹드립 농담이 꽤 볼거리;;

 

 

돌아오는 차 안에서 고든은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임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연기하는 게 아닐까 의심하지만(정답입니다! 위에 저것도 실은 와인이 아니라 포도주스;;) 아내는 그가 여자나 밝히는 무뢰한에 불과하다며 불쾌해합니다. 여자나 밝히는 무뢰한이란 말에 심히 찔렸는지, 고든은 결국 잠시 차를 세우고 아내에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합니다

 

 

힘들어했지만 결국 받아들인 아내. 롭은 전화를 통해 고든과 사라의 일을 폭로하지만 아내는 이미 알고 있으니 다시 전화하지 말라며 끊어버립니다.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자신을 용서해준 아내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는 고든...

 

 

고든에 대한 협박이 통하지 않자 증인에게 손을 쓴 비리경찰들... 강제로 쥐약을 먹였지만 다행히도 제 때 구해내 목숨은 붙어있습니다.

 

 

다시 시간이 지나 병원... 초조하게 아내의 출산을 기다리는 고든(옆에 꽂힌 여성잡지 뒤적이는 모습이 묘하게 디테일;; 병원이나 미장원에서 대기할 땐 진짜 시간 떼우려고 여성잡지라도 읽게 되죠.)... 간호사가 나타나 건강한 사내아이가 태어났음을 알립니다. 제임스 고든 주니어의 탄생. 아들 이름은 아빠 따라(제임스->제임스), 딸 이름은 엄마 따라(바바라->바바라) 그대로 짓는 참 편리한 고든 가문의 작명법입니다;; 근데 같은 가족 내에서 저렇게 이름이 같으면 나중에 누구 부르는지 헷갈리지 않을지...

 

 

고든이 병원에 와있는 사이 롭 청장의 사무실이 털리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범인은 바로 셀리나. 대표적인 비리경찰이니 돈이나 보석이 있을거라 지레짐작했지만 실제로 훔쳐온 건 인형 뿐;; 예... 롭 청장님은 보기와는 다르게 인형 매니아였습니다. 기껏 고생하고 돈 못 번것도 억울한데 언론에선 배트맨의 소행이라고 보도하자 셀리나는 성질을 부립니다. 같이 사는 소녀가 "언니는 도둑이니까 사람들이 언니 짓이라는 걸 몰라야 좋은 거 아니야?"라며 매우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지만 소용 없음.

 

 

얼마 뒤 팔코니가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배트맨은 팔코니의 저택에 숨어들어 도청을 합니다. 마침 조카를 불러서는 뭔가 비밀스러운 지시를 내리는 팔코니... 그의 음모가 들어나려는 찰나,

 

 

대담하게도 캣우먼이 팔코니를 털겠다며 정면돌파를 해오는 바람에 경보가 울리고 배트맨의 계획은 헝클어집니다. 결국 배트맨은 모습을 드러내 마비독이 묻은 배트랭으로 캣우먼과 싸우던 팔코니 일당을 제압하고, 캣우먼에게 내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투덜댄 뒤 사라집니다. 캣우먼은 갑작스러운 배트맨의 등장과 퇴장에 당황하지만, 쓰러진 팔코니에게 미소를 띠며 다가갑니다. 그의 얼굴에 할퀸 상처를 입혀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는 계획이었죠.

 

 

돌아와서 TV를 보는 셀리나. 과연 뉴스에는 캣우먼에 대한 내용이 나왔습니다. "배트맨과 고양이옷을 입은 그의 부하가 팔코니를 습격했다"고 말이죠...=_= 이름이 알려지긴 커녕 배트맨의 부하취급에 더욱 열받은 셀리나;;

 

 

다음날 웨인은 어제 듣지 못한 팔코니의 음모가 무엇이었을지 궁금해합니다. 알프레드는 고든에 대한 협박도, 증인에 대한 암살시도도 먹히지 않았으니 더 세게 나올 것이라고 추측하고 웨인은 불현듯 팔코니가 고든의 가족을 납치하려 한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잠옷바람에 한가하게 신문보는 알프레드와 운동하느라 땀에 절은 브루스 웨인... 이 구도로 보니 알프레드가 주인이고 웨인이 마당쇠같군요..^^;;

 

 

그날밤 갑자기 출동명령을 받고 집을 나서는 짐 고든. 갑자기 바이크 한 대가 중앙선을 넘어 고든에게 향하고 고든은 간신히 피해냅니다. 하지만 룸미러를 통해 바이크가 자기집 주차장으로 향하는 것을 본 고든은 위험을 직감하고 차를 되돌려 다시 집으로 향합니다.

 

 

급하게 집으로 향하지만 한발 늦은 고든... 이미 아기는 팔코니의 조카에게 잡혀있고

 

 

아내 역시 붙잡혀 차로 끌려가는 중입니다. 팔코니의 부하들은 총을 내려놓고 경찰서로 가서 전화를 기다리라고 경고하며 떠나려 합니다. 하지만 고든은 어차피 그들은 자신의 가족을 죽일 속셈이란 것을 알고 있었고,

 

 

총을 발사해 먼저 아내를 구해냅니다.

 

 

하지만 고든도 갑자기 달려드는 차를 막을 순 없었고 어깨에 총상마저 입습니다. 그의 아들은 여전히 차에 탄 상태고요...

 

 

이 때 아까 고든이 쫓아갔던 수상한 바이크가 다시 나타납니다. 고든은 이 의심스러운 녀석을 총으로 제압한 뒤,

 

 

바이크를 타고 곧바로 차를 추격합니다.

 

 

하지만 바이크를 타고 있던 수상한 자는 바로 브루스 웨인이었습니다. 고든의 차를 위험하게 스쳐지나간 것과 일부러 티나게 고든의 집 주차장 쪽으로 향한 것 모두 고든에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서였던 거죠. 웨인은 자신만이 지금 고든을 도와 아이를 구할 수 있다고 고든 부인을 설득한 뒤 자신 역시 도망친 팔코니 일당을 추격합니다.

 

사실 이 장면은 좀 설정 오류인데, 분명 브루스 웨인은 낮에 이미 팔코니의 계획을 알아냈고 고든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망토를 준비하냐는 알프레드의 질문에 아직 낮이라 배트맨 복장은 입을 수 없다는 말까지 하죠.(대신 재킷 안에 방탄조끼. 덕분에 고든의 총에 맞고도 멀쩡)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웨인은 밤 무렵에야 뒤늦게 고든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고담시가 아무리 크고 교통이 복잡해도 결코 반나절이 걸릴만한 거리는 아닐텐데 말이죠...=_=;; 처음엔 하비 덴트의 가족을 납치하는 줄 알았다가 뒤늦게 목표가 고든이란 걸 알고 방향을 틀었다든지 뭔가 부연설명이 있어야 했는데 여기선 그냥 어물쩍 넘어가버립니다.  

 

 

고든은 도망치는 팔코니의 부하를 추격해 다리에서 차를 멈춰세우는 데 성공하지만, 팔코니의 조카와 싸우던 중 아기가 추락해버립니다.

 

 

하지만 어느새 나타나 먼저 아기를 구출하는 브루스 웨인. 다행히 다리 밑의 수심은 깊지 않았고 대신 뻘이 형성되어 다리에서 떨어진 사람들 모두 진흙만 좀 뒤집어썼지 별로 다치진 않았습니다. 덕분에 고든은 팔코니의 조카를 제압하고 아기까지 무사히 넘겨받죠.

 

 

배트맨 옷도 없고 바이크 헬멧도 벗어버린 브루스 웨인은 어쩔 수 없이 맨얼굴로 고든과 마주보게 됩니다. 배트맨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죠.

 

 

하지만 자기는 안경이 없으면 장님이라 얼굴을 전혀 못알아보겠다며 누군지는 몰라도 참 고맙다고 인사하는 고든. 사실 고든의 시력이 그 정도로 나쁘진 않습니다. 또 목소리만 들어도 금새 브루스 웨인이란 걸 알았을테고요. 고든은 배트맨이 브루스 웨인이란 걸 알면서도 넘어가주기로 한 거죠.

 

 

고든의 임기응변에 브루스 웨인마저 희미한 미소를 짓습니다.

 

 

이후 고담시경의 뿌리깊은 내부비리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한 고든은 플랜스로부터 증언을 얻어내고 롭을 기소하는데까지 성공하지만, 그는 유유히 수사망을 빠져나갑니다.

 

 

...바로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브랜든을 희생양으로 세워서 말이죠. 하지만 더 이상 고든은 허탈해하거나 절망하지 않습니다. 이제 그에겐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생겼으니까요.

 

 

마지막 장면은 '조커'라는 신원 미상의 악당으로부터 고담시 상수도망에 테러를 가하겠다는 편지를 받고 사건 해결을 도와줄 친구(배트맨)을 기다리는 고든의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사실 배트맨 : 이어 원은 배트맨이 아닌, 짐 고든의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든 코믹스에서든 고담시경은 굉장히 부패하고 무능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고, 또 고든이 청장에 오른 후에도 이런 문제가 완전히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에 짐 고든마저 도매금으로 무능하게 취급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든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닙니다.

 

시력이 좋지 않음에도 명사수이고, 적지 않은 나이에도 덩치를 믿고 까부는 애송이들 쯤은 손쉽게 제압할만큼 의외로 격투능력도 상당합니다. 무엇보다 그의 정신적인 강인함은 배트맨과 동급이거나 심지어 그 이상이라고까지 볼 수 있습니다. 마피아의 살인청부업자나 다름없는 놈이 경찰청장과 SWAT 대장에 올라있을만큼 뿌리까지 썩어빠진 고담시경에서 홀로 분투하며 많은 비리경찰들을 척결한 것도 상당부분 고든의 업적이고(비록 완전히 근절시키진 못했지만요), 끊임없는 범죄와 재해로 인해 미국 정부로부터 버림받고, 배트맨마저 잠시 떠나며 무법상태가 된 고담시(노 맨스 랜드)에서조차 홀로 남아 블루 보이스(무정부 상태가 된 고담시에서 경찰들의 별명)들을 독려하여 상당 지역에서 치안을 회복시킨 것 역시 짐 고든입니다. 특히 배트맨 허쉬에서 배트맨이 조커를 죽이려 할 때 "비록 저놈이 내 아내를 죽이고 내 딸에게도 총을 쏴 불구로 만들었지만(고든의 딸 바바라는 나중에 '배트걸'로 활동하며 배트맨을 돕습니다. 조커로부터 총격을 받고 하반신 마비가 되지만 이후에는 배트맨의 모든 정보를 담당하는 '오라클'로서 여전히 그를 돕죠. 최근에는 치료가 된건지 설정이 리붓된건지 다시 건강한 몸으로 배트걸 활동 중) 그래도 난 자네가 저놈을 죽이도록 내버려둘 수 없네"라며 배트맨을 막아서는 모습에서는 거의 성인이나 다름없는 포스를 보여줍니다.

 

본편은 이런 짐 고든의 강인함과 함께 경찰로써, 남편으로써, 아버지로써, 한 인간으로써 느끼는 고뇌가 잘 드러나있고, 가끔씩 보여주는 고루한 원칙주의와 무기력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왜 그가 많은 사람들(심지어 배트맨까지)로부터 진정으로 존경받는 경찰인지를 보여줘서 참 마음에 듭니다. 작화나 연출도 좋은 편이라 다크나이트 리턴즈가 딱 이 정도로만 나와준다면 좋겠습니다. (더 잘 나와준다면 더 바랄 게 없고요...ㅠ_ㅠ) 원작코믹스의 팬이라면 필히 봐둬야 하고 영화만 본 분들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항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