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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2014.04. 예술의 전당 스팀펑크 아트전(4)

전시회 한번 가서 참 많이도 찍었군요;; 


오늘은 의상과 피규어, 인형 위주입니다. 



스팀펑크 의상. 치렁치렁한 머리와 모자 덕분인지 옛 건즈 앤 로지즈의 슬래시가 생각나더군요. 



스팀펑크 여성의상.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스크만 봐선 스타워즈 제국군이 더 어울릴 듯도. 



깜찍한 토끼입니다 >_<



깜찍한 올빼미 >_<



블럭으로 만든 듯 한데 레고는 아닌 듯 하고 뭔지 모르겠더군요. 



같은 종류의 작품인 듯. 



꽤 유명한 작가의 시리즈라는데 제목은 까먹었네요 ^^;; 이번 전시회에서는 작품과 이름표가 멀리 떨어진 경우가 많아 좀 불편했습니다. 



같은 시리즈. 애호박를 연상시키는 길쭉한 머리와 초롱초롱한 눈이 귀엽더군요. 



작품마다 특징이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녀석. 뾰족한 코와 헬멧 디자인 때문에 철인 28호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가슴에서 대포가 나갈 듯한 녀석. 



바퀴를 스스로 굴리는 디자인이 인상적이더군요. 헬보이에서 트롤의 모습도 떠오르고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두 녀석을 함께. 



이번엔 스팀펑크 분위기의 인형입니다. 귀여워!>_<



귀여우니까 한 컷 더.



얘도 귀여워요!>_<



우리집 구관 아가씨에게도 스팀펑크 스타일의 의상을 입히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꼬맹이들도 있군요. 



니네도 한 컷 더!>_<



날개가 매우 신상적이었던 구체관절인형입니다. 



가로로도 한 컷. 



또다른 인형입니다. 



보면 볼수록 날개 퀄리티가 굉장하군요. 



마지막 사진입니다. 


최근 전시회 중 가장 제 취향과 잘 맞고 재미있는 전시회였습니다. 몇몇 분들이 지적하신대로 스팀펑크의 본질(특히 증기외연기관)보다는 너무 겉으로 보이는 패션의 측면에서 스팀펑크를 소비하는 느낌이 있고, 또 스팀펑크와 별 관련 없어보이는 작품들도 꽤 있어 잡다한 느낌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증기기관차나 증기자동차는 미술관 실내에 전시하기에 터무니없이 큰 녀석들이고, 소형화된 증기기관은 아직까진 스팀펑크 세계관 속에서만 존재하는 상상의 존재임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팀 펑크'는 빅토리아 시대(19세기 중반~20세기 초) 전후를 모태로 합니다. 빅토리아 시대는 매우 역동적인 시대로 평가됩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던 시기이자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하여 패러다임을 뒤흔들었던 시대입니다. 지상에서는 거대한 증기기관차가 우레같은 소리와 수증기를 내뿜으며 달리던 시기이고, 열기구에 이어 20세기 초엔 동력비행기와 비행선까지 개발되며 인간은 드디어 하늘마저 정복하게 되죠. 인류가 가진 이성의 힘은 무한하며 과학은 끝없이 진보한다는 자신감이 차있던 시기입니다. '스팀펑크'는 이 빅토리아 시대의 역동성과 낭만에 주목하고 있죠. 


다만 약간의 씁쓸함이 남는 것은 이 빅토리아 시대의 '역동'과 '낭만'은 어디까지나 유럽의 부르주아 계층에 한정된다는 점입니다. 유럽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에겐 증기선과 총포를 앞세운 유럽의 침략자들에게 수탈당하던 암울한 시기이고, 유럽에서조차 노동자 계층은 석탄 보일러가 뿜어내는 매연 속에서 격무에 시달리고, 나이어린 여공들이 방직공장에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은 채 채 피기도 전에 죽어가던 시기고요. 인간의 이성과 과학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뽐내던 시기지만, 다른 한 편으론 물질을 위한 과학, 감정 없는 이성에 대한 맹신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반증하던 시기이기도 하죠. 진정한 스팀 펑크라면 단순히 증기기관이나 당시 패션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여기에 대한 고민도 담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딴 얘기가 좀 길어졌네요 ^^;; 아직 2주 정도 남았으니 시간 되시는 분들에겐 한번 가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게임/피규어/만화 등 서브컬쳐에 친숙한 덕후들에겐 참 볼만한 전시회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