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피규어

Neca - V from "V for Vendetta"(12인치)

 

여전히 파란에서 예전글 복구 중입니다. 그냥 생각 날때만 잠깐씩 하다보니  언제 다 복구될지는 미정...~_~

 

오늘 소개드릴 제품은 NECA 사에서 12인치로 나온 브이 포 벤데타의 브이입니다. 잠깐 작품에 대해 소개하자면 그래픽 노블계의 거장이자 기인으로 손꼽히는 앨런 무어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사실 이 양반은 모든 작품이 대표작이라 봐도 무방함;; 다른 작품으로는 살인마 잭 더 리퍼를 통해 당시 영국사회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다시피 한 "From Hell", 슈퍼 히어로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보고서 "Watchmen", 역시 영화화되었던 "League of Extra Orrinary Gentlemen" 등이 있습니다.) 빅 브라더에 의해 전체주의 사회로 전락한 2040년의 영국을 다룬 매우 정치적인 작품입니다. 2005년 매트릭스로 유명한 워쇼츠키 형제에 의해 영화화되었으며 앨런 무어는 언제나처럼 영화화된 자신의 작품에 악평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사실 영화를 따지자면 원작 그래픽 노블도 어지간히 불친절한데 영화 역시 원작 따라가기에 급급하다보니 스토리의 짜임새가 부족한 편이지만 재해석이랍시고 원작을 망쳐놓는 대신 원작을 상당히 충실하게 재현했다는 점에서 전 꽤 재미있게 봤음. 특히 작중 항상 가면을 쓴 브이 역으로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으로 유명한 휴고 위빙이 열연하며 특유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오묘한 발음으로 정말 원작의 브이가 튀어나온 듯한 폭풍 카리스마를 보여줬습니다...-_-b 개인적으로는 휴고 위빙 목소리로 듣는 주옥같은 명대사들과 마지막의 국회의사당 불꽃놀이 장면만으로도 가치 있는 영화.

 

 

일단 전신샷입니다. 6인치는 잘 만드는데 12인치는 6인치 금형을 그대로 뻥튀기한 것 같다는 악평을 듣던 네카지만(-_-;;) 브이의 조형이 워낙 독특하고 멋지다보니 상당히 잘 뽑아줬습니다. 하지만 팔의 퍼팅 라인이라든지, 지저분한 도색 마무리라든지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음. 게다가 제 건 뽑기운이 없었는지 가슴이 약간 벗겨져있고 턱수염엔 본드까지 늘어붙어있는 대참사...ㅠ_ㅠ 크게 표나지 않는다는데 위안 삼고 있습니다. 퀄리티는 다소 저렴하지만 가격도 저렴하고(5만원 초반) 등 뒤 버튼을 누르면 작중 대사까지 나오니 그럭저럭 만족. 피규어로만 따지면 B- , 하지만 브이에 대한 팬심이 합쳐지면 A+ !!!

 

브이의 상징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저 가이 포크스 가면인데, 가이 포크스는 영국에서 종교 갈등 때 구교파의 인물로 당시 신교파였던 국왕 암살을 모의하다 처형된 인물로 현재는 혁명, 일탈의 상징처럼 추앙받고 있습니다. 특히 대량의 화약을 이용해 국왕을 폭사시키려던 통큰 계획과 황당하게도 방화미수죄로 체포된 기행 덕분인지 현재 영국의 가이 포크스 데이(11월 5일)는 전국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축제일. 입헌군주제 국가지만 왕의 위엄이 상당한 영국에서 반역자를 기념하는 축제일이 성대하게 벌어지는 것도 꽤나 영국식 유머 ^^;;

 

유일한(?) 소품인 단검 6자루입니다. 양손에 쥐어줄 수도 있고 6자루 모두 벨트에 찰 수도 있습니다. 디테일이 좋다고 말할 순 없지만 도색만큼은 꽤 금속 느낌이 나게 잘 되어있습니다. 아 그리고 가면과 가발은 일체형으로 탈착이 불가능하며 모자는 탈착 가능합니다. 약간 눌러 씌워주는 형식이라 툭 건드린다고 쉽게 벗겨지진 않을 정도의 지지력이 있습니다. 저렴한 제품답게 교체용 핸드라든지 연질 손가락 등의 사치는 절대 없음...-_-;; 손 모양이 저것 뿐이기 때문에 양손 모두 단검을 쥐어줘야 덜 어색해보입니다.   

 

 

이번엔 모자를 쓰고 한 컷. 가동 피규어보다는 스태츄에 가까운 제품으로 가동성은 목이 양 옆으로 15도, 팔이 양 옆 30도와 앞뒤로 90도, 손목 90도 회전, 고관절 5도 쯤(;;) 벌어지는 게 전부입니다. 그래도 아예 팔과 손목만 좀 돌아가는 커트 코베인에 비해서는 많이 양호한 편.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지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해선 안 되오."

 

 

"춤이 없는 혁명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지금 너희가 가진 건 총알과 나에게 그 총알이 명중할 거란 희망 뿐이지..."

 

 

"이 가면 아래에는 살점 이상이 있다네. 한 인간의 신념이 있지, 미스터 크리디. 그리고 총알은 신념을 뚫을 수 없네..."

 

 

"나와 내가 만든 세상은 오늘 밤으로 끝난다. 내일은 새로운 세상이 찾아오겠지. 새로운 세상엔 새로운 사람들이 선택해야만 한다."

 

 

"기억하라, 기억하라. 11월의 5일을... 그날이 잊혀져야 하는 이유를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정부가 이렇게 될 동안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이렇게 되도록 만든 범인이 누군지 알고 싶습니까? 그럼 거울을 보십시오."

 

 

"나는 사나이다운 일을 하겠소. 그 이상은 사나이가 아니오" -멕베스의 대사를 인용-

 

"그는 내 아버지였고 내 어머니였고 내 오빠였고 내 친구였어요. 그리고 당신이고 저였어요... 그는 우리 모두입니다." -이비-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 정직이란 가치는 고귀한 거잖아요" -발레리의 편지 중-

 

...왠지 보고 있으면 저도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11월 5일 국회의사당 앞에 서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뜨거운 피규어입니다. 브이는 누군가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 모두죠.